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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마지막 음식을 주문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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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마지막 음식을 주문 받습니다.

독일 함부르크에는 로이히트포이어(Leuchtfeuer) 즉 등대불빛이라는 이름의 호스피스가 있습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인정받던 요리사 루프레히트는
음식과 관련하여 조금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이곳 호스피스 요리사를 자원합니다.
그는 매일 아침 환자들의 방을 일일이 찾아가
오늘 특별히 먹고 싶은 메뉴가 무엇인지를 묻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사실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메뉴 주문은 너무나 어울리지 않습니다.
환자들은 지독한 병고에 시달리느라 이미 식욕을 완전히 잃은 상태인데다,
먹어도 제대로 소화시킬 수도 없으며,
머지않아 닥칠 죽음의 공포로 인해
음식에 대해서는 조금도 관심이나 미련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는 이곳에서 뜻밖의 사실을 발견합니다.
환자들은 누구나 가슴 속에 음식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품고 있으며,
그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죽음의 공포에서 잠시 벗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는 환자들이 주문하는 음식을 어떻게든 식탁에 올렸고,
심지어 환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음식을 만들어서
그들이 건강했을 때 먹던 음식 그대로 맛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제공합니다. 물론 환자들은
한 숟가락도 채 먹지 못하고 심지어는 음식 냄새만 맡아본 뒤
상을 물리기도 하지만 그들은 지상에서의 마지막 식사에 행복한 미소를 짓습니다.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가장 큰 슬픔이라면,
삶에 대한 열망을 박탈당하는 데에 있는 게 아닐까요?
그리고 밍밍하고 무슴슴한 환자식만을 먹어야 하는 환자들은
지상의 평범한 음식을 먹을 권리를 빼앗긴 상실감에
또 한 번 큰 상처를 받게 되는 건 아닐까요?

요리사 루프레히트는 그가 정성껏 차려준 집밥을 먹은 환자의 방 앞에
밤사이 촛불이 켜져 있는 것을 종종 발견합니다.
그건 바로 환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한없이 슬프지만 내색하지 않고 편안하고 덤덤한 얼굴로,
살아 있는 말기암환자의 방을 두드리며
메뉴를 주문받아야 할 때가 가장 어렵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생애 마지막에 어떤 밥을 먹게 될까요?
무엇을 먹든지 가장 행복했던 시절에 먹었던 음식의 추억을 안고 떠나게 되겠지요.


오늘의 책, 되르테 쉬퍼의 《내 생의 마지막 저녁식사》입니다.

출처. YTN 지식카페 북칼럼리스트 이미령





2011.03.01 BayZ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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