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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운건 너를 잊는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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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쩌면..
네가 살아 있는 편이 천배는 더 좋겠지만
죽어버렸으니 어떡해.
그냥 죽은 너를 사랑할 수밖에..
네가 죽었다고 해서
갑자기 너를 사랑하지 않게 될 리도 없잖아.
이미 생겨난 것인데 그 사랑이 어디로 사라지겠어.

어릴 때 난로위의 주전자를 한나절씩 바라보고 앉아있었다는 말을
너한테 했던가?
기운차게 치솟던 하얀 김이 점점 흩어져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서운했어.
어디로 간 걸까. 
그것들이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여전히 공기 중에 다른 형태로
떠 있다는 사실을 자연시간에 배우고는 손뼉을 치며 좋아했지. 
죽음이란 삶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바뀐 것일 뿐 
사라진 건 아니야.
죽은 너를 사랑하는 일이 조금 외롭기는 하겠지. 
하지만 그런 건 두렵지 않아.
두려운 건 너를 잊는 일이야. 
너를 잊게 되면 사랑을 잃는 거니까.
한 사람의 생에서 사랑이란 단 한번뿐인 거잖아.


은희경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중에서




2005.08.08 BayZ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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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갈이
나만 몰랐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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